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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밴쿠버실전

캐나다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자세 우리들과 달랐다

by 제이컨터 2020.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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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곳 캐나다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를 살고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기억하며 이번 코로나 사태도 조금 지나면 괜찮아질것으로 생각했었지만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3월 중순 한국 출장을 준비하며 항공권 티켓팅도 다 해놓은 상태였는데 상황이 나아지질 않아 모든 것을 취소해야만 했다. 그 이후로 8개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나는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내가 살고있는 아파트(콘도)에는 두개의 엘리베이터가 있다. 엘리베이터는 공기가 통하지 않는 실내이기도 하고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BC주 보건관이 매일 습관적으로 말하고 있는 사회적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를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곳이다. 때문에 나는 엘리베이터를 탈때마다 내 정신과 신체에 스트레스를 꽉꽉 채우고 있다.

캐나다의 아파트 콘도에는 스트라다(Strata)라는것이 있다. 한국의 아파트로 치면 '입주자모임' 이나 동대표 쯤 될것이다. 아파트 거주자들중 소수의 모임,협의회(Council)가 구성되어 이들이 입주자들을 대표해 아파트를 관리해 나간다. 이를 위해 아파트 관리업체와 대화를 하고 결정을 해야하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회의를 거치기도 하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아파트 자치 룰을 만들어(법적효력이 있음) 이를 집행하고 어기는 주민들에게는 벌금(fine)을 부과하기도 한다.

이렇게 아파트의 모든 관리를 하고있는 스트라다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위한 안전지침중의 하나로 지난 3월경 주민들에게 아파트 '엘리베이터 사용 에티켓' 이라는 안내문을 배포했다.
내용은 엘리베이터 탑승인원은 최대 2명으로 하되 가족이나 같은 일행(그룹)일 경우 2명 이상 함께 탑승할수 있다라는 것이었는데 주민들 중에는 이 안내문의 내용을 다르게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내 가족이 함께 엘리베이터에 탑승을 했을때 2인 이상이니 기다리던 사람들은 서로의 안전을 위해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지만 'Same household' 가족인지 물어본후 함께 엘리베이터 안으로 태연하게 들어오곤 했다. 안내문의 내용대로라면 2인 이상이 탑승할수 있는 경우는 같은 가족구성원이나 일행끼리 탑승을 할때를 말하고 있는데 다음을 기다리기 싫은 이유로 여러사람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하고 있었다. 

하루는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고 있는데 1층(Ground)에서 문이 열리더니 3명의 젊은 친구들이 타려고 하더라. 정중하게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줄수 있느냐고 말을 했지만 자기들은 같은 그룹이라고. 
이 친구들의 해석대로라면 일행이면 인원수와 상관없이 다른 가족이나 일행과 좁은 엘리베이터에 함께 탑승할수 있다는 이야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 좁은 엘리베이터에 다닥다닥 붙어 있을 생각을 하면 소름이 돋는다.

아파트들마다 이 엘리베이터 사용에 대해 갈등이 많을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속에서 엘리베이터의 좁은 공간을 함께 쉐어해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마스크를 쓴사람들과 안쓴 사람들이 함께 탔을때 마스크를 쓴 사람들은 공평하지 않음을 느낄것이다.

얼마전 우리 아파트의 스트라다에서 연락이 왔다. 엘리베이터 사용에 불만을 가진 주민들이 스트라다에 컴플레인을 한 모양인데 결국 답변은 정부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하지 않은 시점에서 아파트 주민들에게 엘리베이터 탑승시 마스크 착용을 강제화 할수 없다는점, 그리고 엘리베이터는 마트나 레스토랑과 같이 선택을 할수 있는 옵션이 아니기 때문에 강제가 아닌 서로를 이해하며 자체적으로 룰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보내왔다. 이 모든 의견을 충분히 이해 하지만 이는 결국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좁은 엘리베이터에서 나 자신을 보호할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것이다.

어제 이곳 캐나다 뉴스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에어본(airborne-공기중전파) 관련 기사가 실렸다. 캐나다의 많은 보건기관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기중 전파 가능성을 경고했으나 캐나다 정부에서는 아직까지 그러한 내용을 감안하지 않은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마스크를 쓰지않고 편하게 다니는 사람들은 이런 공기중 전파에 대해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일까.

아침에 집을 나올때마다 바로 앞에 있는 Gym에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사람들을 본다. 이상한점은 밖에서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릴때는 마스크를 쓰고 있다가 들어가서는 다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열심히 푸푸거리면서 운동들을 한다. 이 사람들에게는 실내가 더 안전한걸까? 그냥 이런 모습을 보는것만으로도 짜증이 나서 얼마전 부터는 보지않고 그냥 지나친다.

코로나블루,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심신이 지쳐간다. 나는 캐나다의 의료 시스템에 대한 기대가 없어서인지 이곳에서는 절대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리면 안된다는 부담감이 매우 큰데 캐나다 사람들은, 물론 조심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겠지만 내가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에서도 레스토랑에서 친구들, 가족들과 외식도 하고 캠핑도 다닌다. 주말에 친구 결혼식에 다녀와 월요일날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회사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팀원들끼리 모여 회의도 하고 정상적으로 일을 하고있다. 

엘리베이터를 타든 마트를 가든 집 밖을 나오면 어디에서나 꼭꼭 불편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내가 소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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