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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밴쿠버실전

밴쿠버 콘도 구입후기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것들

by 제이컨터 2022.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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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라에서 집을 사는것도 무척 어렵고 힘들텐데 밴쿠버라는 타지에서 내 집(콘도)을 장만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겠는가. 지나고 보면 다시 하기 싫은, 온몸의 기운이 다 빠질정도의 시간들 이었지만 사고나면 "참 잘했다"라고 내 자신을 위로 했던것 같다. 

밴쿠버 다운타운콘도(자료사진)


내 집을 사보자

캐나다에서 영영 살진 않게 되더라도 일단 내 집을 깔고 앉아보자 라는 생각으로 집을 사게 되었다. 이 생각을 조금 더 일찍 했더라면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게 살수 있었을텐데 라며 내 머리통을 쥐어 박곤 하지만 그래도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를때다 라는 말을 중얼거리며 현타에서 벗어나려 했다.집을 사보자 결정은 했지만 해보지 않은일이라 무엇부터 해야할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 100% 내 돈으로 집을 살수 없으니 은행 모기지도 신청해야 했고 집을 알아봐주고 매매를 중개해줄 리얼터도 알아봐야 했다. 일을 하면서 집을 알아보고 사고 이사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니 처음부터 머리가 아파왔지만 일단 집을 사기로 결정 했으니 하나씩 해 나가면 될것이라 생각했다.

 

모기지 신청

'밴쿠버 내집마련' 이란 나만의 역사적 사건을 만들어 내기 위해 무엇부터 해야할까?
은행과 동업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 은행 모기지 부터 알아봐야 한다. 예산이 결정되야만 내가 살수 있는 집의 위치와 크기등을 결정할 수 있을테니까. 은행에서 나에게 얼마나 투자를 해줄까? 궁금했다.

모기지 상담을 위해 한인 업소록을 뒤졌다.모기지 브로커가 정말 많았다. 이중 누구에게 전화를 해야하지?
모기지를 담당하는 브로커들을 보니 한 은행의 모기지만 담당하는 스페셜리스트가 있고 한 은행에 속하지 않으면서 모든 은행들을 컨텍하여 고객을 위해 좋은 모기지 조건을 받아주는 모기지 브로커가 있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일단 은행별 모기지 스페셜리스트들로 부터 상담을 받아 보기로 했다.

나는 내심 내가 오랫동안 거래해온 나의 '주거래은행' 이라고 하는곳에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나의 주거래은행에서 나에게 오퍼한 조건들이 제일 안좋았다. 그래서 모기지 받을때는 최대한 여러 은행들을 알아봐야 한다고 하는것이구나 했다. 그래도 몰려오는 실망감은 어쩔수가 없었다. 곧 계좌를 클로즈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으니 말이다. 

대출도 자산이고 능력이라고, 나에게 최대한 많이 대출해주는 곳, 그리고 이자율을 조금이라도 낮게 오퍼해준 은행과 최종 모기지 계약을 하게 되었다. 2년치 나의 T4와 급여명세서(Pay Stub), 그리고 은행잔고(현금보유), 주식계좌(TFSA, RRSP) 등 모기지 승인에 필요한 서류들을 보내고 사전승인(Pre approval)를 받아놓게 되었다. 이로써 나의 대략적인 예산 규모가 결정 되었으니 이 안에서 집을 알아보면 된다.

집서치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집을 서치하는 단계부터 리얼터를 고용하여 추천 리스트를 받아도 되지만 일단 나는 'REW' 라고 하는 사이트를 통해 나와있는 콘도 리스트들을 보기 시작했고 마음에 드는 집이 나올경우 그때 리얼터에게 연락을 하면 되겠다 생각했다.

 

리얼터

마음에 드는 집들이 보이기 시작, 이제 리얼터를 정해야 했다. 하지만 이 절차는 모기지보다 더 어려웠다. 누구한테 연락을 할지, 누가 좋은 리얼터인지 나는 지인들에게 리얼터 추천을 받지않고 내가 스스로 알아보고 고용하기로 했다. 내가 알아본다고 해서 뭐가 나을까도 싶었지만 지인의 추천으로 고용한 리얼터면 아무래도 한마다 하기가 조심스러울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좋은 마음으로 추천해주신 지인과도 소원해 질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별걸 다 신경쓰는 나.

내가 할수있는 일은 그저 한인업소록을 쭉 넘겨보는 일. 그런데 너무 많다. 앞으로 세월이 더 흐르면 리얼터만 있는 전화번호부 하나가 발행 될지도 모르겠다. 그정도로 많은 리얼터들 중에 어떤 분께 먼저 연락을 해볼까? 그냥 추천을 받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냥 노빠꾸로 가보자. 그래도 내가 원하는 리얼터의 조건들이 있으니..내가 리얼터를 생각한 조건은, 부동산 소속회사가 아닌 자체 홈페이지를 소유한 리얼터를 먼저 보았고 아무래도 경력이 오래된 분을 우선순위로 찾았다. 실적을 말하는 '상위 몇퍼센트' 이런 것들은 크게 염두하지 않았다. 


그외에 집을 어떻게 보여줄지,  리스트 추천은 어떤 식으로 해주는지 등을 물어 보았는데 지나고 보면 이런 것들보다 더 중요한 조건들이 있었지만 리얼터와 계약할 당시에는 절대 알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렇다면 지인에게 추천을 받는것이 낫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할수 있지만 사람대 사람으로 하는 모든 일은 겪어보기 전에는 절대 알수 없다고 생각했다. 지인은 만족했지만 나는 그렇지 못할수 있으니 내가 결정하고 스스로 책임을 지기로 했다. 전화통화도 여러번 해보고 결국 한 리얼터분과 계약을 하고 집들을 보러 다녔다.

 

나는 이런 콘도를 찾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준을 리얼터에게 전달하여 리스트들을 받기 시작했는데 그와 동시에 나도 매일 사이트에 올라오는 리스트들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이미 찜해놓은 리스트를 받기도 했고 전혀 생각치 못한 리스트를 받기도 했다. 렌트가 허용되어야 하며 개를 사랑하는 나에게 'No Pet' 은 있을수 없다고 했는데 리얼터가 바빴는지 이런 집들을 추천해 주기도 하였다.

렌트허용,
남에게 렌트를 줄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부분은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렌트를 아무 조건없이 허용하는 콘도들은 나의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제약사항 없이 렌트가 가능한 콘도들은 에어비앤비 등으로 단기 여행객들의 인 앤 아웃이 매우 잦을수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실거주 오너의 비율이 높은 콘도들 보다 관리적인 부분에서 매우 떨어질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차,
주차장(Parking lot)은 필수이다. 2베드룸은 대부분 포함이 되지만 원베드룸 콘도를 구입하는 경우 특히 밴쿠버 다운타운의 콘도들 중에는 주차장이 없는 곳들이 있다. 주차장이 없으면 매우 불편할뿐 아니라 나중에 팔때 문제가 될수 있으니.

레이아웃,
집의 구조도 매우 중요하다. 다운타운의 경우 평수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그럴수록 레이아웃이 효율적으로 나와야 한다. 예를들면 키친 아일랜드 바로 옆이 화장실이거나 직사각형이 아닌 거실 벽이 아치형으로 둥글게 깍인 구조라든지, 작은 평수에 덴(Den)을 끼워 넣기 위해 말도 안되는 레이아웃으로 뽑은 콘도들도 즐비했다.

방향,
서향 콘도는 제외했다. 하우스라면 모를까 비교적 컴팩트한 콘도가 서향이라면 한여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 밴쿠버의 여름은 덥지 않다는건 옛말이 되었다.
그리고 덧붙여 나는 침대의 방향도 보았다. 침대 머리가 북향인 베드룸은 제외했다.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자지 않는 이유는 널리 알려져 있다.

관리비,
Strata fee 혹은 Maintenance fee. 매월 내는 관리비인데 이 비용이 비싸지 않아야 한다. 오래된 콘도들은 이 비용이 높은 경우가 많은데 이 비용은 시간이 갈수록 계속 오르기 때문에 지나치게 관리비가 높게되면 나중에 팔때 문제가 될것이다.

하이라이즈 vs 로우라이즈,
나는 저층 콘도보다 25층 이상 하이라이즈 콘도를 선호했다. 콘크리트로 지어 좋기도 했지만 10년 20년, 콘도가 나이를 먹어가도 저층 목조 콘도들에 비해 가치를 최대한 유지할수 있다. 그리고 하이라이즈는 저층 콘도보다 관리비가 낮은 경우가 많은데 세대가 나눠내는 관리비의 구조인 만큼 세대가 많은 하이라이즈가 유리할수 있다.

멋지게 지어진 콘도,
요즘 짓는 콘도들중에 예술적으로 디자인한 콘도들이 있는데 보기에는 좋을수 있지만 다 돈이다. 관리비만 높아질 뿐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관리비 이야기를 계속 하게 되는데 그만큼 중요하다. 팔때가 문제다.
 소음
정말 중요한 소음문제. 콘도에 살면 흔히 발생할수 있는 이웃 소음문제(층간, 측간)는 둘째 치더라도 콘도가 대로변에 있다면 문제가 될수 있다. 특히 다운타운의 콘도들이 주로 대로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소음 문제는 어쩔수 없다고 생각할수 있지만 가급적이면 콘도의 방향이 대로변 쪽이 아닌 뒷쪽이나 옆 작은길 쪽이면 좋다고 생각했다. 집을 보러 갔을때 윈도우를 열고 닫으며 소음을 체크 하는것은 필수다. 

층과 뷰, 
높을수록, 뷰가 좋을수록 비싼건 당연. 내 예산에서 최대한 좋은 조건의 콘도를 사려고 했다.
최소 10층 이상을 알아 보았고 그림같은 바다가 쭉 펼쳐진 그런 뷰는 아니더라도 건물로 뷰가 막혀 답답함을 느끼는 콘도는 제외했다. 캐나다 사람들이 교통보다 더 중요시 하는 뷰. 

기타,
엘리베이터 바로 앞의 집, 4층 이런 동양적 풍수지리에 근거하여 좋지 않다고 하는 집 또한 제외했다. 그리고 콘도에 살아보니 이웃도 매우 중요하다. 집을 살때 옆집 이웃이 어떤지 까지 알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어디 까지나 복불복이니 넘어가야 한다. 
조그만 콘도 하나 사면서 유별 나다고 우리 리얼터가 생각했겠다.. 

 

마음에 드는집 계약하기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아 계약을 시도했다. 그런데 집의 가격을 흥정하는 단계, 경매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포커 레이스?

처음 경험해보는 터라 신기했다. 이 흥정은 나(Buyer)의 리얼터와 오너(Seller)의 리얼터가 진행했다. 나는 내 리얼터에게 사고싶은 가격을 말하여 오너측에 오퍼를 넣었고 오너 측에서는 그쪽에서 팔고 싶은 가격을 나에게 전달해 왔다. 이렇게 왔다갔다 몇번을 한 끝에 합의점을 찾아 계약이 성사 되었다.
여기서 리얼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바이어의 리얼터든 셀러의 리얼터든 각자 고객이 좋은 가격에 집을 팔고 살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줘야 하는시간인데 여기서 불만이 쌓이기도 한다. 조금 더 낮은 가격에 사고 싶은데 이 가격이면 괜찮다고 계약 성사를 종용한다 던지 셀러의 리얼터 역시 빨리 계약을 성사시킬 마음에 서두름을 보인다면 이 리얼터가 나의 리얼터인지 상대쪽 리얼터인지 구분이 안가는 상황도 발생을 할수 있다. 나 역시 사는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깍아보고 싶었지만 결국 오너가 희망하는 가격을 다 주고 계약을 하게 되었다. 당시 부동산 마켓의 상황이  집 구매자가 유리한 '바이어마켓' 이었던 부분이라는 점이 더욱 아쉬웠다.

리얼터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들이 있다. 이건 리얼터마다 다른데 지나고 보면 이런 혜택들도 물론 좋지만 그보다 중요한건 좋은 집을 좋은 가격에 사게 해주고 좋은 가격에 팔게 해주는 리얼터를 만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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